유전학에 대한 간단한 이해

유전학이란 사람의 유전과 변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러면, 유전, 변이, 형질은 무슨 뜻일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전학의 아버지, 멘델에게로 돌아가보자. 멘델은 완두콩 연구를 통해 유전학의 기초를 세웠다. 완두콩의 키가 큰 것, 작은 것, 매끄러운 것 거친 것과 같은 특성을 우리는 표현형질 또는 표현형이라고 한다. 눈의 색깔이 파랗고, 검은 것, 피부색이 다른 것도 표현형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표현형 (phenotype)은 유전형 (genotype)에 의해서 결정되며, 유전적 변이에 의해 표현형이 달라진다. 즉, 쉽게 말하면 우리 유전자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서로 조금씩 다른 것이다. 물론 일란성 쌍둥이는 모든 유전자가 동일하며 따라서 외모는 물론이고 모든 표현형이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자매나, 부모와도 우리들은 상당한 유전적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이 모두 유전적 변이에 의한 것이다.

     
유전자, 유전체, 개인 유전체 프로젝트
     
2003년 완료된 인간유전체프로젝트 (Human Genome Project)에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의 16개 연구소가 주축이 되었고, 13년간 2조 7천 억원의 비용이 소요되었다. 그러면, 유전체 (genome)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체 (體)는 말 그대로 body (몸)라는 뜻이고 전체, 집합을 뜻한다. 즉, 유전체라는 말은 유전자 전체를 뜻하는 말이다. 적혈구를 제외한 모든 유핵세포 (세포 내에 핵이 들어있는 세포, 적혈구는 핵이 없다)는 세포핵 속에 DNA를 가지고 있으며 그 속에 우리 몸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유전자의 모든 정보가 쓰여있다. 결국 유전체는 우리 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아주 자세한 청사진이자, 백과사전인 셈이다.
인간유전체프로젝트의 결과로 우리는 세포 속에 들어있는 백과사전이 약 30억 개의 디지털 암호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DNA는 A, G, T, C라는 4개의 기호로 쓰여진 책이다). 그리고, 거기에 약 25,000개의 중요한 유전자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놀랍게도 과학자들은 아직도 정확하게 몇 개의 유전자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유전자는 백과사전에 들어있는 각 항목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간유전체프로젝트가 끝난 불과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에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한 개인의 유전체를 해독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 정보를 가지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적극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유전체는 우리 몸을 만드는 청사진이다. 병원에 우리 몸의 청사진을 들고 간다면 질병을 더 잘 예방하고 고칠 수 있지 않을까?
     
     
단일 염기 다형성(SNP)과 일배체(Haplotype)
     
사람의 유전체를 구성하는 DNA 염기서열은 99.9% 서로들 같다. 단지 0.1% 즉 300만개의 염기가 사람마다 다른데, 이것이 바로 눈과 피부색, 인종, 생김새, 체질, 질병의 감수성 차이까지 만들어낸다. 개인별 염기서열 차이의 90% 정도는 한 염기가 다른 염기로 바뀐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단염기다형성(SNP)이다. 과학자들은 SNP를 모두 밝혀내면 개인에서 특정질환이 발생할 위험도를 계산해 내거나 개인의 체질에 맞는 진단법, 치료법, 약물 투여가 가능하다고 예측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SNP들은 약 6만개의 염기서열이 덩어리가 돼 일배체로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일배체의 분포는 인종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대부분의 질병에는 여러 개의 SNP들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예를 들면, 당뇨병은 염색체 1번의 20000 째 DNA 염기가 A에서 G로 바뀌고, 염색체 8번의 5000번째의 염기가, C 에서 T로 바뀌며, 염색체 22번의 350번째의 T가 C로 바뀌면, 다른 사람보다, 걸릴 확율이 높아진다는 식이다. 당뇨병은 이러한 변이가, 수십개 단위로 복잡하게 얽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에 비해, 어떤 질병은 단 한 개의 염기가 변이를 일으킴으로해서 생길수도 있다. 대체로, 희귀 유전병들이 그렇다.